우리가 흔히 보는 전통 가구는 단순한 수납장이 아닙니다. 조선시대 고가구에는 문을 열고 닫는 기능 외에도, 나무 표면에 새겨진 정교한 문양이 삶의 가치와 철학을 조용히 말하고 있습니다. 장롱, 반닫이, 책장 같은 가구의 문짝과 서랍 손잡이에는 복(福), 수(壽), 모란, 학, 박쥐 같은 상징이 새겨졌고, 이는 단지 장식이 아닌 ‘삶의 기원’을 담은 시각적 기호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선 후기부터 이어진 전통 가구 조각 문양의 조형미와 상징,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한국 고미술사의 감성을 살펴보겠습니다. 기능을 넘어선 조형 – 생활 속 미술로서의 고가구조선시대 가구는 매우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습니다. 생활 공간이 크지 않고 좌식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구는 낮고 넓은 형태를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