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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품은 구조- 풍경의 조형과 소리의 미학

한국 고미술사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귀로 느끼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바로 ‘풍경(風磬)’이라 불리는 전통 종 장치입니다. 사찰의 처마 끝에 매달린 작은 종을 본 적이 있나요? 풍경은 바람이 불 때마다 맑고 섬세한 소리를 내며 공간 전체에 기운을 바꾸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풍경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자연과 건축, 인간의 감정을 하나로 연결한 감성적 조형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풍경이 가진 기능과 조형미, 상징성, 그리고 그것이 한국 고미술사 안에서 어떻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풍경은 왜 종이 었을까? 소리로 완성된 전통 건축의 미학풍경은 종입니다. 크기는 손바닥만 하지만, 그 울림은 생각보다 깊고 넓습니다. 풍경은 주로 사찰의 지붕 처마 끝, 특히 종루, 법당, 산문 ..

한국 고미술사 2025.07.17

기와 위의 짐승들 – 잡상에 담긴 상징과 미감

조선의 궁궐과 고건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붕 위에 작은 짐승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조각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잡상(雜像)이라 불리는 특별한 조형물이죠. 왕실 건축물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잡상은 기능과 상징, 그리고 풍자의 요소가 절묘하게 결합된 고미술 조형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붕 위에서 왕을 지키고 나라를 풍자하며, 동시에 조선의 조형 철학을 표현해 온 잡상의 구조와 의미, 그리고 한국 고미술사에서 그 위치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잡상이란 무엇인가 – 건축과 조형의 교차점에 선 상징잡상은 조선시대 궁궐, 관청, 일부 사대부 가옥의 지붕 위 추녀마루(지붕 끝선)에 설치된 작은 상(像) 조각입니다. 주로 기와를 타고 줄지어 배치되며, 마치 무언가를 지켜보는 듯한 모습..

한국 고미술사 202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