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고미술사에서 여성의 손은 때로 말보다 깊은 감정을 전해주는 조형 수단이었습니다. 특히 재봉 도구는 단순히 실용적인 도구를 넘어서 여성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은 예술’로 기능했는데요. 바늘, 실, 바늘꽂이, 바느질통, 보자기, 옷감 패턴까지 이 모든 것이 조형이자 상징이었고, 실생활에 녹아든 예술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선 여성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전통 재봉 도구의 조형성과 기능,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고유한 감성과 미감을 중심으로 한국 고미술사의 또 다른 층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조선 여성의 바느질, 단순한 노동을 넘어선 조형의 세계조선 시대 여성은 바느질을 단순한 가사 노동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가문을 잇는 기술이자, 감정을 전하는 방식이었고 동시에 공간과 생활을 정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