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는 한국 고미술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 중심에 자리한 불국사는 단지 종교 공간이 아니라 조형미와 기술, 철학이 집약된 고대 건축의 정수라 할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석가탑은 장식 없이 구조로만 감동을 전하는 대표적인 조형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불국사 석가탑을 중심으로 신성함이 어떻게 조형으로 구현되었는지, 조선이나 고려의 화려한 미감과는 다른 고대 조형의 절제된 아름다움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감각의 깊이를 전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돌로 쌓은 믿음, 균형으로 드러난 조형의 본질경주의 불국사는 통일신라 시대의 이상을 담은 공간입니다. 그 안에서도 석가탑은 모든 조형의 근본을 물으며 서 있는데요. 사찰의 중심축에 정확히 자리한 석가탑은 높이보다 비례로 사람을 압도합니다. 가깝..